“말을 하지 않는 건,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였다.”
그 시절, 나는 입을 닫았다.
무슨 말을 해도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고,
무슨 말을 꺼내도
내가 더 초라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전화도 끊고,
사람도 피하고,
그냥 조용히 존재만 했다.
어느 날은 전화를 무서워했다.
누군가가 “잘 지내요?”라고 묻는 게 싫었다.
‘잘 못 지낸다’고 말할 용기도 없었고,
‘잘 지낸다’고 거짓말할 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다.
그 시간이 오래 이어졌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고
감정이 사라지진 않았다.
오히려 더 짙어지고,
더 무거워졌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한 줄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냥 지나가게 해 주세요.”
그 짧은 문장이
나를 붙들었다.
이 블로그는
내가 감정과 다시 말을 트기 시작한 기록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고,
나 자신을 지우지 않기 위한 작은 발버둥이다.
《채무자의 사계절》은,
내가 살아있는 걸 증명하는 기록입니다.
그동안 말하지 못한 시간들,
이제는 나의 글이 되어
숨을 쉽니다.
침묵의 계절을 지나며 – 말하지 못했던 시간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