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나는
작은 것 하나도 감당이 안 됐다.
씻는 것, 외출하는 것,
누군가에게 “잘 지내요”라는 말조차
이해할 수 없는 언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다.
몇 주, 몇 달이 그렇게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걸 매일 해보면 어떨까?”
그게 **”아침에 물 한 잔 마시기”**였다.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작은 행위 하나가
나를 ‘살아 있는 사람’으로 다시 느끼게 했다.
그 다음엔
노트북을 켜고
하루 한 줄을 썼다.
“오늘은 조금 괜찮았다.”
“어제보다는 나았다.”
“아직 아니지만, 괜찮아지고 싶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나는 내 감정을 다시 듣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회복이란
거창한 변화로 오는 줄 안다.
하지만 내겐
물 한 잔, 글 한 줄, 커피 한 모금이
가장 강력한 회복의 루틴이었다.
《채무자의 사계절》은,
한 사람의 작은 일상이
다시 인생이 되어가는 기록이다.
당신도 힘들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부터 해보길 바란다.
그것이 언젠가
당신을 살릴 수도 있으니까.
나를 다시 세운 것은 물 한 잔, 글 한 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