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다.
거창한 계획은 없다.
그저 다시 ‘움직이기’로 했다.
다시 ‘나아가보기’로 했다.
예전 같았으면
완벽한 준비가 없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렵고, 불안하고, 실패가 반복되면 어쩌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가장 필요한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움직이겠다는 마음 하나라는 걸.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일을 시작했다.
메일을 보내고,
글을 쓰고,
사람을 다시 만나고,
하루를 나의 속도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내 안에 숨죽여 있던 ‘살아 있는 감정’들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그건 마치
겨울 끝의 땅속에서
첫 꽃이 올라오는 모습과도 같았다.
《채무자의 사계절》은
상처받은 사람이
다시 자기 이름으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기록입니다.
나는 아직 무섭다.
두렵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두려움 속에서도 걸어가는 게
진짜 용기라는 걸.
작은 시작이 나를 다시 살게했다